비 오는 날 생각나는 김치수제비, 쫄깃한 반죽부터 국물까지 만드는 법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에는 찌개나 국도 좋지만, 국물과 함께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수제비도 괜찮은 선택이다. 특히 냉장고에 잘 익은 김치가 있다면 별도의 재료를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칼칼한 김치수제비 한 냄비를 만들 수 있다.
김치수제비는 얼핏 보면 김치국에 밀가루 반죽을 떼어 넣는 단순한 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면 반죽의 질기, 김치를 볶는 과정, 수제비를 넣는 순서에 따라 완성된 식감과 국물 맛이 제법 달라진다.
나도 수제비를 만들 때 처음에는 반죽을 최대한 얇게 만드는 것에만 신경 쓰곤 했다. 그런데 여러 조각의 두께가 제각각이면 얇은 것은 너무 퍼지고 두꺼운 것은 속까지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조건 얇게 만드는 것보다 비슷한 두께로 조금씩 떼어 넣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밀가루 반죽부터 시작해 김치 국물을 만들고, 수제비를 부드럽고 쫄깃하게 익히는 과정까지 차근차근 살펴본다.
김치수제비에 필요한 재료
2인분 정도를 기준으로 준비한다.
수제비 반죽
- 중력분 2컵 정도
- 물 약 2/3컵
- 소금 1/3작은술
국물 재료
- 잘 익은 김치 1컵 정도
- 감자 1개
- 양파 1/2개
- 애호박 1/3개
- 대파 1/2대
- 다진 마늘 1/2큰술
- 물 또는 멸치육수 약 1L
간을 맞추는 재료
- 국간장 1큰술 정도
- 고춧가루 1/2~1큰술
- 김칫국물 2~3큰술
- 소금 약간
김치는 집마다 짠맛과 신맛이 다르기 때문에 국간장과 김칫국물의 양은 고정된 값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김칫국물까지 넣으면 예상보다 간이 강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적게 넣고 수제비가 거의 완성됐을 때 최종적인 간을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
수제비 반죽은 물을 한꺼번에 붓지 않는다
큰 그릇에 중력분과 소금을 넣고 섞는다. 여기에 준비한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반죽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물을 전부 부으면 반죽이 지나치게 질어졌을 때 되돌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절반 정도를 먼저 넣고 밀가루 상태를 확인하면서 나머지 물을 추가하는 방법이 편하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작은 덩어리처럼 뭉치기 시작한다. 손으로 계속 모아주면 점차 하나의 반죽이 된다.
사용하는 밀가루와 계절, 실내 습도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레시피의 물 양을 무조건 전부 넣기보다 반죽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죽은 손에 심하게 달라붙지 않을 정도로 만든다
수제비 반죽은 너무 단단하면 떼어내기 어렵고 완성했을 때 식감도 지나치게 질길 수 있다.
반대로 물이 너무 많으면 손에 심하게 달라붙어 일정한 크기로 떼어 넣기 어려워진다.
처음 반죽할 때 손에 약간 묻는 정도는 괜찮다. 계속 치대면서 밀가루와 물이 섞이면 처음보다 표면이 매끄러워진다.
반죽이 너무 단단하다면 물을 한 숟가락씩 추가하고, 지나치게 질다면 밀가루를 소량 추가하면서 상태를 맞춘다.
처음부터 완벽한 질감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조금씩 수정하면서 손으로 늘릴 수 있는 정도의 반죽을 만드는 것이 좋다.
반죽을 잠시 쉬게 하면 떼어내기 편해진다
완성한 반죽은 그릇에 담아 마르지 않도록 덮어두고 잠시 휴지시킨다.
반죽을 만들자마자 바로 떼어 넣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쉬게 하면 반죽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늘리기 편해진다.
이 시간을 이용해 감자와 양파, 애호박, 대파를 손질하면 별도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감자는 한입 크기로 너무 두껍지 않게 썰고, 양파와 애호박도 비슷한 크기로 준비한다. 대파는 마지막에 넣기 좋도록 어슷하게 썬다.
잘 익은 김치는 먼저 볶아 맛을 낸다
냄비에 식용유를 아주 소량 두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김치를 넣는다.
중간 정도의 불에서 김치를 잠시 볶으면 생김치를 바로 물에 넣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다만 김치를 바닥에 눌어붙을 정도로 오래 볶을 필요는 없다. 김치의 숨이 조금 죽고 향이 올라오는 정도면 충분하다.
김치가 많이 시다면 설탕을 아주 소량 넣어 신맛의 균형을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치마다 맛이 다르므로 설탕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김치 맛을 보고 필요할 때만 조금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감자는 국물 초반에 넣어 충분히 익힌다
볶은 김치에 물이나 준비한 육수를 붓는다. 여기에 감자와 양파,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감자는 수제비 반죽보다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먼저 넣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수제비와 감자를 동시에 넣으면 수제비는 다 익었는데 감자는 여전히 단단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감자가 절반 이상 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겉부분은 부드럽지만 중심부가 약간 단단한 정도라면 다음 재료를 넣기 좋은 시점이다.
김칫국물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다
김치수제비의 색과 맛을 조금 더 진하게 만들고 싶다면 김칫국물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칫국물에는 이미 소금과 각종 양념이 들어 있다. 많이 넣으면 국물이 예상보다 짜거나 신맛이 강해질 수 있다.
처음에는 2큰술 정도만 넣고 국물 맛을 확인한다. 색이나 김치 맛이 부족하다면 조금 더 추가한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춧가루를 1/2큰술 정도부터 넣어 조절한다.
김치가 이미 충분히 매운 편이라면 고춧가루를 생략하거나 양을 줄여도 된다.
수제비는 냄비 위에서 얇게 늘려 떼어 넣는다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휴지시켜둔 반죽을 준비한다.
손에 물을 살짝 묻힌 뒤 반죽 한쪽을 잡아 얇게 늘린다.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떼어 끓는 국물에 넣는다.
처음부터 반죽을 아주 크게 떼기보다 조금씩 넣는 것이 좋다. 반죽은 익으면서 두께감이 생기기 때문에 생각보다 작은 크기로 떼어도 충분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수제비의 모양을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만드는 수제비는 모양이 조금씩 달라도 자연스럽다.
대신 두께를 지나치게 다르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꺼운 조각과 아주 얇은 조각이 섞이면 익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죽을 넣을 때 국물이 넘치지 않게 살펴본다
수제비 반죽을 넣기 시작하면 냄비 속 상황이 빠르게 달라진다.
밀가루 반죽이 들어가면서 국물이 조금 걸쭉해지고 끓어오르는 거품도 많아질 수 있다.
이때 강한 불을 그대로 유지하면 국물이 냄비 밖으로 넘칠 수 있으므로 상태를 보면서 불을 조절한다.
반죽을 한 조각 넣고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한꺼번에 커다란 덩어리로 넣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다.
몇 조각씩 떼어 넣고 국자로 가볍게 저어 반죽끼리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해준다.
애호박은 수제비를 넣은 뒤 추가한다
감자와 달리 애호박은 비교적 빠르게 익는다.
처음부터 넣으면 수제비가 익을 때쯤 애호박이 너무 부드러워져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다.
수제비를 대부분 넣은 뒤 애호박을 추가하면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형태가 남아 있는 상태로 익히기 쉽다.
애호박이 없다면 굳이 새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김치와 감자, 양파만으로도 기본적인 김치수제비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냉장고에 버섯이 조금 남아 있다면 애호박 대신 소량 넣어도 잘 어울린다.
수제비가 익었는지는 가장 두꺼운 조각을 확인한다
수제비가 국물 위로 떠오르면 어느 정도 익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지만 그것만 보고 바로 불을 끄기보다 한 조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장 두껍게 떼어진 수제비를 골라 반으로 잘라본다. 안쪽에 생밀가루처럼 보이는 부분이 남아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익었다면 거의 완성된 상태다.
너무 오래 끓이면 수제비가 퍼지고 국물도 지나치게 걸쭉해질 수 있다.
반대로 덜 익힌 반죽은 가운데가 단단하고 밀가루 맛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만 보는 것보다 실제 반죽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국물 간은 수제비가 익은 다음 최종적으로 맞춘다
반죽이 거의 익었다면 국간장을 넣고 국물 맛을 확인한다.
처음부터 국간장을 많이 넣지 않는 이유는 김치와 김칫국물에도 이미 상당한 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국간장 1큰술 정도부터 시작하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조금씩 맞춘다.
국물이 너무 진하다면 물을 소량 추가할 수 있다. 이 경우 다시 한 번 끓인 뒤 간을 확인한다.
마지막에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이다.
국물이 너무 걸쭉해졌다면 물을 조금 추가한다
수제비를 처음 만들 때 예상하지 못하기 쉬운 부분이 국물 농도다.
밀가루 반죽이 국물 속에서 익으면서 전분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보다 국물이 자연스럽게 걸쭉해진다.
처음부터 국물을 적게 잡았다면 수제비를 모두 넣은 뒤 국물이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뜨거운 물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원하는 농도로 맞춘다. 물을 추가했다면 간도 옅어지므로 마지막에 다시 맛을 확인한다.
반대로 걸쭉한 수제비 국물을 좋아한다면 그대로 조금 더 끓여 마무리해도 된다.
반죽이 너무 두꺼워졌다면 다음에는 떼는 방법을 바꿔본다
완성한 수제비를 먹어봤는데 너무 두껍고 질기다면 반드시 반죽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냄비에 넣을 때 반죽을 충분히 늘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반죽 한쪽을 잡고 손가락으로 넓게 펴듯이 늘린 다음 가장자리를 조금씩 떼어 넣으면 얇은 수제비를 만들기 쉽다.
반대로 너무 얇게 만들어 금방 퍼졌다면 다음에는 조금 더 두께를 남긴다.
몇 번 만들어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수제비 두께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직접 반죽하는 수제비의 재미도 이런 차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치가 너무 시다면 국물 전체의 균형을 본다
오래 익은 김치를 사용하면 국물의 신맛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
이럴 때 설탕을 많이 넣어 신맛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면 오히려 달고 자극적인 국물이 될 수 있다.
먼저 양파를 충분히 넣어 자연스러운 단맛을 활용하고, 그래도 신맛이 강하다면 설탕을 아주 소량 넣어 조절한다.
김칫국물의 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김치수제비는 어느 정도 새콤하고 칼칼한 맛이 특징이므로 신맛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전체적으로 먹기 좋은 정도를 찾는 편이 좋다.
반죽하기 번거로운 날에는 다른 면 요리로 응용할 수 있다
김치 국물은 마음에 드는데 수제비 반죽까지 만들 시간이 없는 날도 있다.
이런 날에는 같은 방식으로 김치 국물을 만든 뒤 집에 있는 칼국수면이나 우동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면마다 익는 시간과 전분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에 표시된 조리 방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시간이 여유로운 날에는 직접 반죽한 수제비를 넣는다.
같은 김치 국물이라도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수제비, 칼국수, 김치우동처럼 다른 한 끼로 바꿀 수 있다.
김치수제비는 다른 반찬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수제비에는 밀가루 반죽과 감자, 여러 채소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한 그릇만으로도 제법 든든하다.
그래서 수제비를 만드는 날에는 별도의 반찬을 여러 가지 준비할 필요가 없다.
김이나 간단한 채소 반찬이 이미 냉장고에 있다면 함께 먹고, 없다면 수제비 자체에 집중해도 된다.
특히 비가 오거나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뜨거운 국물과 쫄깃한 반죽을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한 끼의 느낌이 충분하다.
마무리
김치수제비는 잘 익은 김치와 밀가루처럼 익숙한 재료를 이용해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처음 만들 때는 반죽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물을 조금씩 넣어 질기를 맞추고 잠시 휴지시킨 뒤 비슷한 두께로 떼어 넣는 기본만 기억하면 된다.
국물을 만들 때는 김치를 먼저 가볍게 볶고 익는 데 오래 걸리는 감자를 먼저 넣는다. 감자가 어느 정도 익은 다음 수제비를 넣고, 비교적 빨리 익는 애호박과 대파는 뒤에 넣는 방식이 편하다.
특히 김치와 김칫국물에 이미 간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 국간장과 소금은 마지막에 조금씩 조절하는 것 이 중요하다.
저녁에 “오늘 뭐 먹지?” 고민하다가 따뜻하고 칼칼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김치수제비를 한 번 만들어볼 만하다.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김치 국물에 직접 떼어 넣은 수제비는 볶음밥이나 덮밥과는 또 다른 집밥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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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1. 수제비 반죽은 꼭 미리 만들어 숙성해야 하나요?
반드시 오랫동안 숙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죽을 만든 뒤 마르지 않도록 덮어 잠시 쉬게 하면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 늘리고 떼어내기가 편해질 수 있다. 반죽을 쉬게 하는 동안 국물 재료를 손질하면 조리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Q2. 수제비가 너무 질긴 이유는 무엇인가요?
반죽 자체가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냄비에 넣을 때 너무 두껍게 떼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은 조금씩 추가해 반죽의 질기를 조절하고, 국물에 넣기 전 손가락으로 반죽을 적당히 늘려 비슷한 두께로 떼어보는 것이 좋다.
Q3. 김치수제비 국물이 너무 시게 만들어졌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사용하는 김치와 김칫국물의 양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칫국물을 많이 넣었다면 다음에는 양을 줄이고, 양파의 자연스러운 단맛을 활용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설탕을 아주 소량 넣어 맛의 균형을 조절하되 한꺼번에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