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다양한 스타일의 커피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베트남의 '연유커피'와 태국의 '타이 아이스커피'입니다. 두 커피는 모두 달콤하면서도 진한 맛이 특징이지만, 사용하는 원두와 추출 방식, 제조 방법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트남 연유커피와 태국 아이스커피의 차이를 비교해 보며, 각각의 매력을 알아보겠습니다.
1. 원두와 추출 방식의 차이
베트남 연유커피와 태국 아이스커피는 사용하는 원두의 종류와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 베트남 연유커피 – 깊고 진한 로부스타 원두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며, 특히 로부스타(Robusta) 원두의 최대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로부스타 원두는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며, 베트남에서는 이 원두를 깊게 로스팅하여 진한 맛을 내는 방식으로 커피를 즐깁니다.
베트남 연유커피는 ‘카페 핀’이라는 전통적인 드립 필터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합니다. 카페 핀은 금속으로 된 작은 필터로, 커피가 천천히 추출되며 농축된 맛을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커피의 쓴맛과 진한 향이 더욱 강조됩니다.
▶ 태국 아이스커피 – 블렌딩된 원두와 프렌치프레스 방식
태국 아이스커피는 일반적으로 로부스타와 아라비카(Arabica)를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합니다. 태국 커피는 베트남 커피보다 덜 쓴맛이 나며, 고소한 맛과 향이 강조됩니다.
태국에서는 커피를 만들 때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 또는 전통적인 필터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데, 베트남 커피보다 추출 속도가 빠르며 좀 더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또한, 일부 태국 스타일의 커피는 커피 가루를 직접 끓인 후 거름망으로 걸러내는 방식(차오 콤)도 사용됩니다.
2. 재료와 단맛의 차이
두 커피 모두 달콤한 맛이 특징이지만, 단맛을 내는 방식과 사용하는 재료가 다릅니다.
▶ 베트남 연유커피 – 연유로 만드는 깊고 진한 단맛
베트남 연유커피는 이름 그대로 '연유(Condensed Milk)'를 활용하여 단맛을 냅니다. 깊고 진한 커피에 연유를 넣으면 쓴맛이 중화되면서도 부드럽고 풍부한 단맛이 형성됩니다. 연유의 농후한 질감 덕분에 커피가 더욱 크리미하고 진한 느낌을 줍니다.
베트남에서는 연유를 먼저 컵에 넣고, 그 위에 천천히 핀 필터로 커피를 추출한 후 잘 섞어 마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시는 ‘카페 쓰어 다’ 스타일과, 뜨겁게 마시는 ‘카페 쓰어’ 스타일이 있습니다.
▶ 태국 아이스커피 – 연유 + 설탕 + 다양한 첨가물
태국 아이스커피는 단맛을 내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연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설탕 또는 카네이션(Carnation) 브랜드의 증발우유(Evaporated Milk)까지 함께 사용하여 더욱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만듭니다.
또한, 태국 아이스커피에는 종종 향신료(예: 카르다몸)나 바닐라, 아몬드 향이 첨가되기도 하며, 이는 태국 커피만의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요소가 더해지면서 태국 아이스커피는 베트남 연유커피보다 좀 더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맛과 텍스처의 차이
두 커피 모두 진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맛의 특징은 차이가 있습니다.
▶ 베트남 연유커피 – 강렬한 쓴맛과 크리미한 단맛
베트남 연유커피는 로부스타 원두 특유의 강한 쓴맛과 연유의 진한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커피가 천천히 추출되면서 쓴맛이 강조되지만, 연유 덕분에 마무리는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이 납니다. 질감이 묵직하고 크리미하여 디저트처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 태국 아이스커피 – 부드럽고 복합적인 단맛
태국 아이스커피는 베트남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덜 쓴맛을 가지며, 다양한 단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증발우유와 연유가 함께 들어가므로 더 부드러운 맛이 나며, 향신료를 첨가하는 경우가 많아 향미가 풍부합니다. 전반적으로 크리미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며, 깔끔한 단맛이 입안에 남습니다.
결론: 어떤 커피가 더 좋을까?
베트남 연유커피와 태국 아이스커피는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커피가 더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강렬한 커피 향과 진한 쓴맛, 크리미한 단맛을 좋아한다면 베트남 연유커피가 더 적합할 것입니다. 로부스타 원두의 깊은 맛과 연유의 진한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에스프레소처럼 강한 커피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다양한 향이 나는 커피를 원한다면 태국 아이스커피가 더 적합할 것입니다. 태국 커피는 향신료와 바닐라 같은 첨가물 덕분에 더욱 복합적인 맛을 내며, 연유와 증발우유가 함께 어우러져 부드러운 텍스처를 제공합니다.
결국 두 커피 모두 개성이 뚜렷한 만큼, 직접 마셔보고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베트남과 태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현지에서 직접 이 커피들을 경험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