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는 혼자 집밥을 만들 때 꽤 유용한 재료다. 팬에 구워 간장 양념만 곁들여도 반찬이 되고, 찌개나 국에 넣을 수도 있다. 으깨서 다른 재료와 볶거나 밥 위에 올리면 한 그릇 음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한 모를 개봉한 뒤다. 요리에 절반 정도만 사용하고 나면 남은 두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애매해진다. 일단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며칠 뒤 발견하거나, 새 두부를 사 온 뒤에야 기존에 남은 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두부는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개봉한 날부터 다음 한두 가지 요리까지 연결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실제로 혼자 요리할 때는 두부 한 모를 한 끼에 전부 먹으려고 하기보다 처음부터 여러 끼에 나누어 쓸 생각으로 메뉴를 정하는 편이 부담이 적다.
두부를 개봉하기 전에 사용할 양부터 생각한다
두부 요리를 할 때 나는 먼저 한 모 전체가 필요한지부터 생각하는 편이다.
두부부침을 넉넉하게 만들어 한 끼에 먹을 수도 있지만, 다른 반찬이 있다면 한 모를 전부 조리할 필요가 없을 때도 많다. 이럴 때는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음 음식으로 넘긴다.
예를 들어 두부 한 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첫날에는 절반 정도를 구워 두부부침으로 먹고, 남은 두부는 다음 날 국이나 찌개에 넣는 식이다. 또는 일부를 덮밥에 사용하고 나머지를 볶음 요리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남은 두부를 어떻게 처리하지?’라는 고민이 줄어든다. 이미 다음 사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봉한 두부는 미개봉 제품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제품의 표시사항과 보관 방법을 우선 확인하고, 개봉 후에는 냉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미루지 않고 사용하는 편이 좋다.
특히 냉장고에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괜찮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평소와 다른 냄새나 색, 질감 등 이상이 느껴지거나 보관 상태가 의심된다면 억지로 먹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식재료 절약보다 음식 안전이 먼저다.
가장 단순한 시작은 두부부침이다
두부를 구입했는데 무엇을 만들지 생각나지 않을 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 중 하나가 팬에 굽는 것이다.
복잡한 부재료가 없어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두부를 먹기 좋은 두께로 자른 뒤 표면의 과도한 물기를 정리한다. 팬에 적당량의 기름을 두르고 두부를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익힌다.
여기에 간장과 대파 등을 이용한 간단한 양념을 곁들이면 반찬 하나가 된다.
앞선 글에서 손질해 둔 대파가 있다면 이때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송송 썬 대파에 간장을 더하고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나 참기름처럼 평소 사용하는 양념을 조금 더하는 식이다.
중요한 점은 두부부침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양념을 여러 종류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집에 간장과 대파 정도가 있다면 일단 단순하게 시작할 수 있다.
혼자 먹는 집밥에서는 레시피에 적힌 재료를 전부 갖추는 것보다 현재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어느 정도까지 만들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실용적일 때가 많다.
남은 두부는 다음 날 국이나 찌개로 연결한다
두부부침을 만들고 두부가 절반 정도 남았다고 해보자.
이때부터 두부를 ‘남은 재료’로 생각하면 처리해야 할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내일 국에 넣을 재료’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장고에 양파와 대파가 있다면 두부를 넣은 간단한 국이나 찌개를 만들기 좋다.
예를 들어 평소 된장국을 끓인다면 양파를 넣어 익힌 뒤 두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고 마지막에 대파를 더할 수 있다. 애호박이나 버섯처럼 다른 채소가 있다면 함께 사용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새로 구입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남은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또 다른 남은 재료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두부 반 모를 처리하려고 애호박, 버섯, 고추 등 여러 채소를 새로 사면 국을 끓이고 난 뒤 이번에는 채소가 남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1인 가구 집밥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해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재료를 사지 않고 지금 있는 것만으로 만들 수 있을까?”
두부, 대파, 양파처럼 기본 재료가 있다면 의외로 가능한 음식이 많다.
두부조림은 한 끼 반찬으로 활용하기 좋다
조금 더 맛이 분명한 반찬이 필요하다면 두부조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팬이나 냄비에서 조리한 뒤 간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을 더한다. 이때 양파를 얇게 썰어 넣거나 대파를 곁들이면 앞에서 다룬 기본 재료를 함께 소비할 수 있다.
두부조림의 장점은 밥과 함께 먹기 좋다는 것이다.
반찬을 여러 종류 준비하기 어려운 날에는 두부조림에 김이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반찬 정도만 곁들여도 간단한 한 끼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혼자 먹을 때는 여기에서도 양 조절이 중요하다.
두부가 남았다는 이유로 조림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 놓으면 이번에는 완성된 두부조림을 계속 먹어야 한다. 한 번에 많이 만드는 것이 자신의 식사 습관에 맞는 사람도 있지만, 같은 음식을 연속으로 먹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필요한 양만 조리하는 편이 낫다.
식재료 관리에서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반드시 한 번에 모두 요리한다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 조리하고 남은 재료의 다음 용도를 정해 두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이다.
반찬이 귀찮은 날에는 두부덮밥으로 바꿔 본다
집밥을 먹는다고 해서 항상 밥과 국, 여러 가지 반찬을 갖출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혼자 먹을 때는 한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편한 날이 많다. 이럴 때 두부를 덮밥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냉장고에 두부와 양파가 있다면 양파를 썰어 팬에서 익히고 두부를 더한다. 두부는 모양을 유지해도 되고 먹기 편하게 으깨도 된다.
여기에 간장 등을 이용해 간을 맞춘 뒤 밥 위에 올린다. 손질해 둔 대파가 있다면 마지막에 조금 더해도 좋다.
달걀이 남아 있다면 달걀을 추가해 조금 더 든든하게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방법의 장점은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다룬 기본 재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양파 + 대파 + 달걀 + 두부
이 네 가지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네 가지 반찬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한 번은 볶음밥을 만들고, 다음에는 두부부침을 만들며, 또 다른 날에는 두부덮밥을 만들 수 있다. 재료는 비슷하지만 음식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것을 반복해서 먹는 느낌도 줄어든다.
두부를 으깨면 활용 범위가 달라진다
두부는 반드시 네모난 모양을 유지해서 요리해야 하는 재료가 아니다.
애매한 크기의 두부가 남았다면 으깨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팬에서 양파를 볶다가 물기를 적당히 정리한 두부를 으깨 넣고 함께 볶을 수 있다. 여기에 달걀을 넣으면 부드러운 볶음 형태의 한 끼 반찬이 된다.
밥 위에 올려 덮밥처럼 먹어도 된다.
이렇게 조리하면 두부의 모양이 조금 부서졌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포장에서 꺼내다가 두부 모서리가 깨졌다고 해서 부침용으로 예쁘게 자르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나는 식재료를 활용할 때 이런 식으로 재료 상태에 따라 요리를 바꾸는 방식이 꽤 실용적이라고 본다.
단단하고 모양이 잘 유지되는 두부라면 부침이나 조림을 생각할 수 있다. 이미 조금 부서졌다면 국에 넣거나 으깨 볶는 음식으로 방향을 바꾸면 된다.
요리를 레시피에 재료를 맞추는 과정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재료 상태에 레시피를 맞추는 것이다.
개봉한 두부를 잊지 않는 가장 간단한 방법
개봉한 두부를 제대로 보관해 놓고도 결국 버리게 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냉장고 안에서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불투명한 용기에 넣어 냉장고 안쪽에 두면 며칠 동안 존재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개봉한 두부를 냉장고의 ‘먼저 먹는 구역’에 두는 방법이 유용하다. 앞선 글에서 소개한 자른 양파와 같은 원리다.
냉장고 한쪽에 작은 공간을 정하고 개봉한 두부, 자른 채소 등 먼저 사용할 재료를 모아 둔다.
그리고 다음에 요리할 때 그곳부터 확인한다.
예를 들어 그 공간에 두부와 양파 반 개가 있다면 그날 메뉴는 자연스럽게 좁혀진다.
두부조림을 만들 수도 있고 두부와 양파를 넣은 국을 끓일 수도 있다. 밥이 남았다면 덮밥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은 복잡한 식단표보다 단순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꽤 편하다.
두부를 살 때도 ‘한 모’라는 단위에 얽매이지 않는다
마트에 가면 두부의 크기와 포장 형태가 다양하다.
이때 단순히 큰 제품이 가격 대비 양이 많다는 이유로 선택하면 혼자 먹을 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두부 요리를 자주 해 먹는다면 큰 제품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요리한다면 작은 용량이나 나누어 포장된 제품이 자신의 생활에는 더 편할 수 있다.
판단 기준은 간단하다.
지난번에 두부를 샀을 때 어떻게 먹었는지 떠올려 본다.
한 모를 어렵지 않게 소비했다면 기존 구매량을 유지하면 된다. 매번 절반 정도가 남아 관리하기 어려웠다면 다음에는 양을 줄여본다.
냉장고 관리는 보관 용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마트에서 얼마나 살 것인지 결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먹는 속도보다 많은 양을 계속 구입하면서 보관법만 개선하려고 하면 냉장고 관리가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무리
두부는 부침, 조림, 국, 찌개, 볶음, 덮밥 등으로 형태를 바꾸기 쉬워 1인 가구가 활용하기 좋은 기본 식재료다.
한 모를 구입했다고 한 번에 모두 요리할 필요도 없다.
첫날에는 두부부침으로 일부를 사용하고, 남은 양은 다음 날 국에 넣을 수 있다. 또는 양파와 볶아 밥 위에 올리고, 애매하게 부서진 두부는 달걀과 함께 볶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개봉한 두부를 냉장고에 넣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보관하는 순간 다음에 어떤 음식으로 사용할지 한 가지 정도 정해 두면 남은 식재료가 방치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대파, 양파, 달걀에 이어 두부까지 갖추면 기본적인 집밥 조합도 상당히 다양해진다. 다음 글에서는 냉장고에 넣어둔 밥과 냉동밥을 중심으로 한 번 지은 밥을 여러 끼에 편하게 나누고 볶음밥·덮밥 등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FAQ
Q1. 개봉하고 남은 두부는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우선 제품 포장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개봉한 두부는 미개봉 제품과 동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냉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미루지 않고 사용하는 편이 좋다. 보관 상태가 의심되거나 냄새, 색, 질감 등이 평소와 확연하게 다르다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Q2. 두부 한 모가 항상 남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관법을 바꾸기 전에 구매량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은 용량이나 나누어 포장된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고, 구입한 날부터 부침과 국처럼 두 가지 메뉴에 나누어 사용할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자신의 실제 소비량에 맞는 구매 단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Q3. 두부 요리를 하려고 다른 채소도 새로 사야 하나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대파, 양파, 달걀처럼 이미 냉장고에 있는 기본 재료와 먼저 조합해 보는 것이 좋다. 남은 두부를 사용하기 위해 여러 재료를 새로 구입하면 새로운 식재료가 다시 남을 수 있으므로 현재 가지고 있는 재료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효율적이다.